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어떤 주식을 사고있는지, 얼마나 큰 수익을 냈는지는 사실 큰 관심이 없습니다.
내가 선택하고 고민해서 투자한 결과에 얼마나 만족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가치투자를 선택하고 실행한지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이전까지는 경쟁력 있고, 훌륭하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에 주식을 매수하면 어지간하면 그냥 그저 방치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년 발표되는 사업보고서는 매년 확인해보고 다시한번 밸류에이션을 하던가 투자한 기업가치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이 깨달음을 얻는데 큰 영향을 준 것은 미국에서 헤지펀드 트레이더로 활동하고 계신 “뉴욕주민”님의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였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미국주식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투자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애플의 사업보고서를 다시보자
저는 애플의 주주였던 적이 있고, 다시 애플에 투자하게 된지 1년이 되었습니다.
애플을 다시 알아보고자 하는 이유는 위와 같이 다시 애플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고, 9월에 결산되는 애플의 실적과 비교해 보기 위함이었습니다.(하지만 9월 실적은 한 10월쯤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애플의 매출구성
애플의 매출구성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품과 서비스 매출로 나뉘어집니다.
이 중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제품이고 거기서 아이폰이 가장 비중이 큽니다.
종종 이런 얘기를 듣습니다. “애플은 아이폰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요. 맞는 말이긴 한데 역으로 생각해 보면 애플은 아이폰을 중심으로 상당한 경쟁력을 키웠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유행에 민감하지도 않고, 미적감각도 떨어져서 아이폰13이 어떨지 애플카는 어떨지 관심 갖는 것은 제게 있어서 무의미 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정말 트렌디한 사람이었다면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 투자자가 되었겠지요.
애플의 ROE는 130%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자사주 매입으로 올린 것도 있겠지만)
130%의 ROE를 듀퐁분석으로 풀어본다면 대략적으로 순이익률 25%, 자산회전률 97%, 레버리지 비율 5배입니다.(레버리지 비율과 부채비율은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2020년 사업보고서에서는 애플의 매출총이익률을 두 부분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제품 31.5%, 서비스 66% 순이익률이 아니라고 하지만 높은 마진율입니다.
다시한번 "애플은 아이폰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역으로 생각해본다면, 애플은 최대 매출원 아이폰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이폰 뿐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애플케어 역시 서비스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대부분의 제품에 서비스 매출을 추가할 수 있다는 확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일회성 서비스라면 큰 금액을 한번에, 반영구적인 서비스라면 적은 금액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애플은 어떻게 매년 높은 ROE를 기록하는가?
저는 ROE라는 지표를 선호합니다. 애플을 주의깊게 알아보게된 이유역시 ROE가 높았기 때문이고요.
마법공식의 아버지 조엘 그린블라트는 마법공식이라는 단순한 퀀트 모델링으로 큰 수익을 벌어들인 가치투자자입니다. 마법공식은 좋은 주식을 싸게 사는 것에서 출발하여 모델링한 퀀트라고 보시면 되는데, 이는 높은 자본수익률과 높은 이익수익률의 조합을 공식화 한 것입니다.
에셋플러스 자산운용의 강방천 회장님도 주식을 고를때 이익과 이익의 질을 본다고 저술하신 책 "강방천의 관점"이라는 책에 언급해 주셨습니다.
위의 두 분 말고도 국내외 많은 투자의 대가들이 이익의 질을 언급하였고 여기서 언급받아 ROE에 대한 분석을 습관처럼 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현재 ROE는 130%로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ROE의 공식은 "순이익/자기자본"입니다. 이미지의 맨 위의 막대그래프는 순이익 히스토리, 두번째는 자기자본입니다. 순이익은 아이폰의 히트 이후로 쭉 증가하다가 평평해지고, 자기자본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을 열심히 해서 자본 비율을 줄이고, 주당 순이익을 높인 영향도 있지만, 실제로 애플의 이익은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ROE는 부채로 충분히 뻥튀기가 가능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ROE가 무조건 높다고 좋은 회사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이 이 부채로 뻥튀기 시킬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애플의 부채비율은 자본의 2.1배
2배라고 치고 130%의 ROE에 부채를 빼도 65%로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부채와 나머지 다른 부분까지 설명한다면 분량이 너무 많아 다음 기회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애플의 주가는 주당 150달러, 이제 제가 계산한 적정가치보다 더 비싸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재무상태에 지금 주가라면 매수는 좀 꺼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만간 발표될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다시 밸류에이션을 할 생각이며, 밸류에이션 결과에 따라 포지션을 잡을 예정입니다.
번외, 그때 애플을 팔지 말았어야 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저는 애플의 주주였던적이 있었고, 다시 애플의 주주가 된지 1년이라고 했습니다.
결혼 후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갔던 그 때 아이폰X이 처음 나왔을 때였습니다. 당시 주가는 170달러,
지금은 분할되었으니 42.5달러에 약 100만원가량의 돈을 애플에 투자했습니다.
그때는 투자에 대해서 지금보다 훨씬 무지한 상태였습니다. 다음 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애플을 약 100만원 수익을 내고 매도했는데...
후.. 굳이 더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후회 막심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