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 주식을 발굴하는 방법은 주로 조엘 그린블라트 형님의 마법공식을 돌려보는 것입니다.
물론 책에 쓰여진대로만 하진 않고 나름의 룰을 좀 적용해서 돌려보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글로벌 기업들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숨은 종목들을 찾아내는 데에 이만한 방법이 없습니다. 적어도 제게 있어서는 말이죠.
혹시 엣시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책으로도 인터넷으로도 조금씩 국내에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제가 이 회사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핸드메이드 시장의 개척자
엣시는 이커머스 플랫폼입니다. 그중에서도 핸드메이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엣시라는 플랫폼이 없던 시기에도 핸드메이드 제품은 잘만 거래되고 있었겠지만, 핸드메이드 시장을 크게 활성화 시킨 것은 엣시의 등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동네 근처에도 핸드메이드 공방이 몇몇 있습니다. 가죽공방도 있고, 도예공방도 있고...
그런데 이 공방들이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드나드는 사람이 많이 없다는 것이 조금 안타깝긴 합니다.
아무튼 엣시는 핸드메이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마켓 플레이스이기 때문에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과 경쟁력을 갖추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아마존에서 서비스하는 아마존 핸드메이드가 어떻게 시장을 장악할지가 가장 큰 관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마존과는 조금 다른 노선을 밟고 있다는 것과 핸드메이드 라는 한 부분에 집중한 플랫폼이라는 부분에서 아마존과의 경쟁은 피하긴 어려워도 타격은 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뇌피셜이 듭니다.
기업의 본질은 이윤 창출 아니겠는가?
위에것들도 중요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아니 중요하지만 그래서 이 회사가 돈을 잘 버는지, 돈을 어떻게 쓰고있는지 이런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투자자가 원하는 기업은 당연히 기업가치가 계속해서 상승하는 기업입니다. 기업 가치의 상승은 아무래도 뛰어난 수익창출 능력에 비례할 것이구요. 뛰어난 수익창출의 근본적인 이유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경영진의 뛰어난 의사결정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숫자를 ROE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저 제 생각이니)
엣시의 상장 초기 ROE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긍정적인 상승을 보여줍니다.
ROE에도 숨은 함정이 있는데요. ROE는 자기자본으로 얼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지만 부채를 이용해 뻥튀기가 가능합니다.
생각해 보면 간단합니다. 자본금 1000만원으로 사업을 하는데 순이익이 200만원을 남겼다고 치면 ROE는 20%가 되겠군요. 근데 주문량도 많고 장사가 잘되니 성에 차질 않는거에요. 지금 있는 돈에다가 대출을 좀 껴서 생산량을 늘립니다. 그렇게 늘어난 재고자산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순이익도 늘어나게 될 거에요. 그렇지만 자본금의 변화는 없습니다. 자산(자본+부채) 중에서 부채만 좀 늘어났으니 말입니다.
자 그러면 다시 엣시의 부채비율을 보면 자본의 2배정도가 부채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성장주들은 금리가 높을수록 기업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지금의 성장을 담보로 부채를 크게 져서 투자를 늘리기 때문이죠.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주가가 많이 오른 성장주라면 부채비율을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상황에 자본의 2배라면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금리도 싸고, 경쟁력도 있느니 말이죠.
엣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야후 파이낸스를 기준으로 부채비율을 보면 아래 사진과 같은데요.
재무상태표에 부채 항목을 보면 매년 큼직하게 부채를 늘리고 있는게 보입니다. 현금흐름표 상에서도 부채발생에 대한 내용이 재무활동 현금흐름으로 유입된 것이 확인되고 있고, 역시나 매년 부채발행의 규모는 커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매년 이익이 성장함에 따라 부채상환 규모도 큰데, 2020년에 기록에 큰 역할을 해준 것은 마스크였습니다.
아직 핸드메이드 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의 엣시의 이익은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 셀러, 즉 어떤 것이 캐시카우인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튼 그렇습니다. 돈도 잘벌고 자본성장도 잘 이루어 냈고, 매년 장기부채 발행을 해왔고, 부채비율을 제외하더라도 ROE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돈 잘버는건 알겠는데 너무 비싸다...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언급한 바와같이 엣시는 제 판단과 계산에는 너무 비싸다고 봅니다.
부채를 나쁘게 보지도 않고, 현금흐름도 양호한 편이며, 핸드메이드라는 분야에서 대단한 입지를 가졌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특히 핸드메이드 시장에서 판매자와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경쟁자가 침범하기 어려운 경제적 해자를 갖춘 것이 아닐까 하는 편향스러운 생각도 있습니다.(매도하고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지금도요..)
그렇지만 5년간의 연평균 40%정도의 성장률을 과연 내년에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19라는 위기의 시기에 마스크라는 의외의 변수가 큰 이익을 이끌었는데, 팬데믹 종결 그 이후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대중들은 엣시를 통해 어떤 물건을 소비할까요? 혹은 기성품보다 유니크함에 더 큰 니즈를 가질까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을 때에도 2020년과 같은 놀라운 모습을 보여줄까요?
많은 의심이 들면서 CAGR 40%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5년간의 엣시의 성과로 미루어보았을 때 기업이 창출한 이익과 앞으로 비슷한 수준의 이익 성장을 고려한다면 제가 판단한 엣시의 적정 가격은 65달러 정도로 생각이 듭니다. 지금 190달러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190달러가 65달러로 내려올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제가 계산한 적정가격이 그렇다는 것이지 예언을 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앞으로의 이익성장이 어떨지 조금은 더 기다려보아야 할 것 같다는 판단이 지배적입니다.
해당 글은 투자에 대한 저의 생각 및 분석을 하는 글이지 결단코 매매를 추천하는 글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2021.07.19 - [분류 전체보기] - [공지] 네이버 카페 부캐클럽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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